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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쓸쓸함에 관한 시 모음, 이채, 용혜원, 정호승, 나태주 시인

by skView3rd2 2024. 8. 14.

목차

    가을 쓸쓸함에 관한 시 모음, 이채, 용혜원, 정호승, 나태주 시인

    쓸쓸함은 인간의 감정을 깊게 파고드는 주제입니다. 그것은 삶의 여러 측면을 반영하며, 때로는 우리를 고독 속으로 끌어들이기도 합니다. 다양한 시인들은 이러한 쓸쓸함을 각기 다른 시각에서 표현해 왔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채, 나태주, 고정희, 이병률, 용혜원, 정호승, 김갑천, 도종환 등 여러 시인의 쓸쓸함을 다룬 시를 모아보았습니다. 그들의 시를 통해 쓸쓸함이라는 감정을 어떻게 다루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중년의 가슴에 쓸쓸함이 찾아오면 - 이채

    중년의 가슴에 쓸쓸함이 찾아오면 - 이채

    가끔 지나온 뒷모습을 바라보면
    저녁에 만나는 바람은 영 쓸쓸하고
    해지는 언덕의 새는
    늘 어디론가 떠나는데
    다시 찾아온 노을 한 자락 물들이는
    어제, 그 수많은 어제들

    돌아갈 수만 있다면
    정말로 그럴 수만 있다면
    다시 저 산을 넘는데도
    이제는 울지 않겠노라고
    정말로 그럴 수 없음이라
    공연히 핀 꽃이 저녁 하늘만 물들이네

    이젠 바람도 낮게 불리라
    그러면 좀 더 가벼워지리라
    꽃들에게도 가끔은 할 말이 없어지고
    새들에게도 말을 건네지 못할 때면
    가랑잎 하나에도 무엇이 내려앉아
    밤 깊도록 낙엽만 숭숭한 가슴이네

    꽃도 지고 나면, 피는 일 또한
    그리움이더라
    외로움이더라
    그렇게 아픈 것이더라
    중년에 쓸쓸함이 찾아오면
    사는 것 또한 허무하기 짝이 없더라.

    이채의 시는 중년의 쓸쓸함을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시의 시작은 지나온 과거에 대한 회상과 함께 노을이 물들어가는 순간의 외로움을 담고 있습니다. 그는 과거로 돌아가고 싶지만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현실을 받아들이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쓸쓸함이 깊어지는 모습을 묘사합니다. 이 시는 중년의 삶에서 느끼는 허무감과 외로움을 진지하게 탐구하며, 꽃과 바람, 새와 낙엽을 통해 쓸쓸함을 시각적으로 표현합니다.

    사는 법 - 나태주

    사는 법 -나태주

    그리운 날은 그림을 그리고
    쓸쓸한 날은 음악을 들었다

    그리고 남은 날은
    너를 생각해야만 했다

    나태주의 시는 쓸쓸함을 일상적인 활동 속에서 찾는 방식으로 접근합니다. 그는 그리움의 날에는 그림을 그리고, 쓸쓸한 날에는 음악을 들으면서 남은 날은 사랑하는 이를 생각한다고 말합니다. 이 시는 일상 속에서 쓸쓸함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며, 간결한 표현으로 감정을 전달합니다. 나태주는 쓸쓸함을 감정적으로 접근하기보다 일상의 순간들로 풀어내는 것이 특징입니다.

    쓸쓸한 날의 연가 - 고정희

    쓸쓸한 날의 연가 - 고정희

    내 흉곽에 외로움의 지도 한 장
    그려지는 날이면
    나는 그대에게 편지를 쓰네
    봄 여름 가을 겨울 편지를 쓰네
    갈비뼈에 철썩이는 외로움으로는
    그대 간절하다 새벽편지를 쓰고
    간에 들고나는 외로움으로는
    아직 그대 기다린다 저녁편지를 쓰네
    때론 비유법으로 혹은 직설법으로
    그대 사랑해 꽃도장을 찍은 뒤
    나는 그대에게 편지를 부치네
    비 오는 날은 비 오는 소리 편에
    바람 부는 날은 바람 부는 소리 편에
    아침에 부치고
    저녁에 부치네
    아아 그때마다 누가 보냈을까
    이 세상 지나가는 기차표 한 장
    내 책상 위에 놓여 있네

    고정희의 시는 쓸쓸함을 편지 쓰기라는 형태로 표현합니다. 외로움이 내 흉곽에 그려진 지도처럼 느껴질 때, 그는 사랑하는 이에게 편지를 쓰며 그 감정을 해소하려 합니다. 시는 비유법과 직설법을 혼합하여 감정을 표현하며, 편지를 통해 쓸쓸함을 전달하는 독특한 접근 방식을 보여줍니다. 고정희의 시는 쓸쓸함이 인간의 감정과 연결되어 있음을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 넉넉한 쓸쓸함 - 이병률

    이 넉넉한 쓸쓸함- 이병률

    우리가 살아 있는 세계는
    우리가 살아가야 할 세계와 다를 테니
    그때는 사랑이 많은 사람이 되어 만나자

    무심함을
    단순함을
    오래 바라보는 사람이 되어 만나자

    저녁빛이 마음의 내벽
    사방에 펼쳐지는 사이
    가득 도착할 것을 기다리자

    과연 우리는 정 하나로 온 것이 맞는지
    그러면 산 것인지 버틴 것인지
    그 의문마저 쓸쓸해 문득 멈추는 일이 많았으니
    서로를 부둥켜안고 지내지 않으면 안 되게 살자

    닳고 해져서 더 이상 걸을 수 없다고
    발이 발을 뒤틀어버리는 순간까지
    우리는 그것으로 살자

    밤새도록 몸에서 운이 다 빠져나가도록
    저는 일에 육체를 잠시 맡겨두더라도
    우리 매일 꽃이 필 때처럼 호된 아침을 맞자

    이병률은 쓸쓸함을 넉넉한 것으로 표현하며,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와 다른 세계를 대비합니다. 그는 사랑과 무심함, 단순함을 통해 쓸쓸함을 극복하려는 태도를 보여줍니다. 시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서로를 부둥켜안고 살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쓸쓸함을 받아들이고 함께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이병률의 시는 쓸쓸함을 단순히 슬픔으로 보지 않고, 삶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쓸쓸함 - 용혜원

    쓸쓸함 - 용혜원

    누가
    자정이 지난 시간에
    어둠을 밝히고 있는
    가로등 보다
    더 쓸쓸할 수 있을까

    용혜원의 시는 가로등과 같은 이미지로 쓸쓸함을 표현합니다. 자정이 지난 시간의 어둠 속에서 가로등보다 더 쓸쓸할 수 있는 것은 없다는 말은, 쓸쓸함의 극단적인 상태를 강조합니다. 간결하지만 강렬한 표현으로 쓸쓸함의 깊이를 전달하며, 짧은 시구 안에 강한 인상을 남깁니다.

    그 쓸쓸함에 대하여 - 정호승

    그 쓸쓸함에 대하여 - 정호승

    당신은 사랑은 기억하지 못해도
    분노는 기억하게 될 것이다
    당신은 기도는 기억하지 못해도
    증오는 기억하게 될 것이다

    오늘도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리고
    비 갠 뒤에는 맑은 하늘이 더욱 쓸쓸하다
    당신의 고백소는 어디에 있는지
    나의 고백소는 당신 안에 있는데
    간밤에 쥐가 내 심장을 다 갉아먹어
    나는 당신에게 가는 길을 가지 못한다

    그동안 나는 길을 걸을 때마다
    구두를 두 켤레씩 신고 길을 걸었다
    길을 가다가 밥을 먹을 때마다
    하루에 열끼니를 먹고도 배가 고팠다
    꽃이 필 때마다 꽃이 돈인 줄 알고
    민들레를 뿌리채 뽑아 들었다

    오늘도 당신의 고백소를 끝내 찾지 못하고
    영원히 날이 저문다
    이제는 이별의 순간에게 순종해야 할 시간
    땅이 없어도 피는 꽃과
    하늘이 없어도 빛나는 별을 바라보지 못하고
    내가 쓸쓸히 사라져야 할 시간

    정호승의 시는 쓸쓸함을 다양한 감정의 맥락에서 접근합니다. 그는 사랑이나 기도보다 분노와 증오를 기억하게 되는 상황을 묘사하며, 쓸쓸함이 단순한 감정을 넘어서는 복합적인 현상임을 보여줍니다. 시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이별의 순간을 맞이하며 쓸쓸히 사라져야 할 시간이라는 표현을 통해 쓸쓸함의 절정을 그려냅니다.

    그리움 그 쓸쓸함에 대하여 - 김갑천

    그리움 그 쓸쓸함에 대하여 -김갑천

    이제 너를 향한
    오랜 비행을 쉬고 싶다

    허공만을 맴도는
    나의 날개짓을 이제는
    끝내고 싶다.

    김갑천의 시는 그리움과 쓸쓸함의 관계를 탐구합니다. 그는 이제 더 이상 허공만을 맴도는 날개짓을 끝내고 싶다고 말하며, 쓸쓸함 속에서 벗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을 표현합니다. 이 시는 쓸쓸함과 그로 인한 그리움이 깊은 개인적 감정의 결과임을 보여주며, 감정의 해방을 갈망하는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쓸쓸한 세상 - 도종환

    쓸쓸한 세상 -도종환

    이 세상이 쓸쓸하여 들판에 꽃이 핍니다
    하늘도 허전하여 허공에서 새들이 날립니다
    이 세상이 쓸쓸하여 사랑하는 이의
    이름을 유리창에 썼다간 지우고
    허전하고 허전하여 뜰에 나와 노래를 부릅니다
    산다는 게 생각할수록 슬픈 일이어서
    파도는 그치지 않고 제 몸을 몰아다가 바위에 던지고
    천 권의 책을 읽어도 쓸쓸한 일에서 벗어날 수 없어
    깊은 밤 잠들지 못하고 글 한 줄을 씁니다
    사람들도 쓸쓸하고 쓸쓸하여 사랑을 하고
    이 세상 가득 그대를 향해 눈이 내립니다

    도종환의 시는 세상의 쓸쓸함을 다양한 자연 이미지와 연결 짓습니다. 들판의 꽃, 하늘의 새, 그리고 책과 글을 통해 쓸쓸함을 표현하며, 삶의 슬픔과 고독을 드라마틱하게 묘사합니다. 시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사랑과 눈이 내리는 풍경을 통해 쓸쓸함을 더욱 강조하며, 인생의 허전함을 깊이 느끼게 합니다.

    결론

    쓸쓸함을 다룬 이 시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이 감정을 표현하며, 독자에게 다양한 감정적 경험을 제공합니다. 이채의 회상과 허무, 나태주의 일상 속 감정, 고정희의 편지 쓰기, 이병률의 넉넉한 쓸쓸함, 용혜원의 가로등 이미지, 정호승의 복합적 감정, 김갑천의 그리움, 도종환의 자연 이미지 등은 모두 쓸쓸함의 다양한 측면을 보여줍니다. 이 시들을 통해 우리는 쓸쓸함이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깊은 삶의 경험과 연결되어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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