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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해 시인 프로필, 시 "觀想 관상휴가"

by skView3rd2 2024. 6. 25.

목차

    박노해 시인 시 "관상휴가" 觀想 휴가

    박노해 시인 ‘관상觀想 휴가’

    장마 전에 난 정말 바쁘다
    감자알을 캐고 블루베리를 따고
    오이를 따 소금에 절이고
    별목련과 팥배나무를 캐다 심고
    정원의 꽃나무들 가지치기를 하고
    수로를 파 물길을 내주고 나면
    나의 7월은 끝, 휴가다

    나의 여름휴가는 아무 데도 가지 않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관상觀想 휴가
    문 앞에 “묵언 중입니다. 방문 사절. 미안.”
    팻말을 내걸고 전화기도 뉴스도 끊고
    테라스에 집필 책상과 의자를 치우고
    낮고 편안한 의자를 놓고 기대앉아
    묵연히 앞산을 바라보다 구름을 바라보다
    아침 안개가 피어오르는 걸 지켜보고
    불볕에 이글거리는 들녘을 바라보다가

    느닷없는 천둥번개와 빗금 쳐 쏟아지는
    빗줄기에 한순간 세계가 변하는
    서늘한 기운에 잠깐 우수수 하다가
    겹겹진 구름 사이로 태양빛이 쏟아지며
    커다란 무지개가 갈라진 세계를 잇는 듯한
    장관을 눈 가늘게 뜨고 바라보다가
    다시 한여름의 정적이 오고
    총총한 별들과 반딧불이의 춤 속에
    죽음보다 깊은 잠이 들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아무것도 보지 않고
    아무것도 쓰지 않고
    눈앞의 풍경과 눈 감은 세계와
    두 세상 사이의 유랑 길에서
    분주한 세상의 한가운데서
    나의 상념과 감정과 고해와 내면을
    오롯이 지켜보는 깊고 치열한 쉼

    내 여름 관상 휴가 끝
    자아, 무엇이 시작될까
    무엇이 나를 찾아올까

    - 박노해 시인의 "너의 하늘을 보아" 중에서

    박노해 시인 시 "관상휴가"의 의미와 주제

    박노해 시인의 "관상휴가"는 자연 속에서의 진정한 휴식과 명상을 다룬 시입니다. 이 시는 단순히 일상에서 벗어나 휴식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 내면의 깊은 성찰과 상념을 통해 진정한 쉼을 찾는 과정을 그립니다. 시인은 농촌에서의 일상과 자연의 변화를 통해 인간이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모습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시 속에 담긴 자연과 인간의 조화

    시의 첫 부분은 시인이 장마 전의 바쁜 일상을 묘사합니다. 감자알을 캐고, 블루베리를 따고, 오이를 절이는 등의 농촌 생활의 디테일이 담겨 있습니다. 이러한 구체적인 일상 묘사는 시인이 자연과 얼마나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나서 시인은 "관상휴가"를 선언하며, 아무것도 하지 않고 오로지 자연을 바라보는 시간을 갖습니다. 여기서 '관상(觀想)'은 '조용히 바라보며 생각에 잠기는 것'을 의미합니다. 시인은 이 시간을 통해 자연의 변화와 자신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봅니다.

    시적 장면과 감정의 흐름

    시에서 시인은 테라스에 앉아 앞산과 구름을 바라보며 시작합니다. 아침 안개, 불볕 더위, 천둥번개, 빗줄기, 무지개 등 자연의 다양한 모습이 시 속에 생생하게 그려집니다. 이러한 자연의 변화는 시인의 내면 변화와 맞물려 깊은 감정을 자아냅니다.

    특히, 천둥번개와 빗줄기가 쏟아지는 순간 세계가 변하는 장면은 시인이 자연 속에서 느끼는 경외감과 일체감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또한, 무지개가 갈라진 세계를 잇는 장관은 시인이 자연에서 찾은 희망과 위안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관상휴가의 끝과 새로운 시작

    시의 마지막 부분에서 시인은 "내 여름 관상 휴가 끝"이라고 선언합니다. 이 부분에서 시인은 자연 속에서의 깊은 휴식을 통해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모습을 나타냅니다. 시인은 이제 무엇이 자신을 찾아올지, 무엇이 시작될지에 대한 기대와 설렘을 표현합니다.

    이 시는 현대인의 바쁜 일상 속에서 진정한 쉼과 성찰의 중요성을 일깨워줍니다. 자연과의 조화로운 삶을 통해 우리는 내면의 평화를 찾을 수 있으며, 이는 새로운 시작을 위한 에너지가 될 수 있음을 시인은 말하고 있습니다.

    박노해 시인 프로필

    • 이름: 박노해
    • 본명: 박기평
    • 세례명: 가스파르
    • 출생: 1957년 (66세)
    • 출생지: 대한민국 전라남도 함평균 함평읍 기각리
    • 학력: 선린상업고등학교 야간부
    • 직업: 시인, 사회운동가
    • 주요 작품: 시집 「너의 하늘을 보아」, 「사람만이 희망이다」,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등
    • 활동 경력:
      • 1980년대 민주화 운동에 참여
      • 1984년 첫 시집 「노동의 새벽」 출간, 노동자 시인으로서 주목받음
      • 1991년 남미와 아프리카 등지에서 사회운동 활동
      • 2000년대 이후 비영리 단체 '나눔문화' 설립, 활동 지속
    • 수상 경력:
      • 1985년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 문학상
      • 1986년 소설문학상
    • 가족: 배우자(1982년생 김진주), 부:박정묵, 모: 김옥순
    • 특징:
      • 노동자의 삶과 사회 문제를 시로 표현하는 데 탁월한 능력
      • 평화, 인권, 생명 등의 가치를 지향하며 세계 곳곳에서 사회운동을 펼침

    결론

    박노해 시인의 "관상휴가"는 자연 속에서의 깊은 휴식과 명상을 통해 진정한 쉼을 찾는 과정을 아름답게 그린 시입니다. 농촌의 일상과 자연의 변화를 섬세하게 묘사하며, 시인은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통해 내면의 평화를 찾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 시는 독자들에게 진정한 휴식과 성찰의 중요성을 일깨우며,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에너지를 선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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